[부장판사출신 대표변호사][보이스피싱][민사구제방안]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송금한 돈으로 비트코인을 구매하여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 전달한 경우 피해자가 송금한 돈을 반환해야 할까요?
2021년 12월 01일

구체적 사례
갑(보이스피싱 피해자, 원고)은 2018. 4. 23.부터 4. 24. 사이에 성명불상자로부터 '948,000원이 결제되었다'는 문자메시지를 받고, 그 발신번호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전화를 받은 성명불상자는 자신이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 C 수사과장이라고 거짓말하며 "갑의 통장이 범죄에 연루되어 구속될 수 있으니 수사에 협조하라, 갑의 **계좌에 있는 돈을 다른 통장 계좌로 이체하라."고 하였습니다. 이에 갑은 2018. 4. 24. 14:23:27 성명불상자가 지정한 을(보이스피싱 피해자가 송금한 계좌의 명의자, 피고) 명의의 기업은행계좌(D)로 30,000,000원을 이체하였습니다.
한편 을은 2018. 4. 24. 'E'이라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가상화폐에 관한 정보를 파악하던 중 '재정거래 하실 분'이라는 글을 게재한 성명불상자와 F 문자 대화를 하게 되었는데, 그 성명불상자는 을에게 "을의 계좌로 돈을 입금해 줄 테니 가상화폐를 구입하여 보내 주면 입금액의 1%를 수수료로 주겠다."고 제안하였고, 을은 이를 승낙하였습니다.
을은 갑이 을의 계좌로 이체한 30,000,000원을 포함하여 40,600,000원을 G 주식회사(이하 '주식회사' 생략)로부터 가상화폐 거래를 위해 부여받은 가상계좌(모계좌는 G의 기업은행 H이고, 을이 부여받은 가상계좌의 Ⅲ는 I이다)에 2018. 4. 24. 14:44:15 입금하고, 그 돈으로 2018. 4. 24. 14:45:31 G 운영의 'J'라는 가상화폐거래소에서 40,579,710원(비트코인 1개당 10,079,000원, 거래수량 4.02616431개) 상당의 비트코인(가상화폐)을 매수한 다음, 2018. 4. 24. 15:14:50 위 비트코인을 성명불상자가 지정한 계좌로 이체하였습다.
위와 같은 경우 을은 보이스피싱 피해자인 갑으로부터 송금받은 돈 3,000만원을 반환해야 할까요?
<법원의 입장>
을은 보이스피싱 피해자 갑으로부터 이체받은 돈의 실질적 이득자가 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을은 갑에게 3,000만원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제주지방법원 2019. 8. 26. 선고 2018가단56062 판결).
가. 관련 법리
송금의뢰인과 수취인 사이에 계좌이체의 원인이 되는 법률관계가 존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계좌이체에 의하여 수취인이 이체금액 상당의 예금채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송금의뢰인은 수취인에 대하여 위 금액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가지게 된다(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다41263, 41270 판결 등).
그러나 부당이득제도는 이득자의 재산상 이득이 법률상 원인을 갖지 못한 경우에 공평 · 정의의 이념에 근거하여 이득자에게 그 반환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으로서 이득자에게 실질적으로 이득이 귀속된 바 없다면 그 반환의무를 부담시킬 수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1. 9. 8. 선고 2010다37325, 37332 판결 등).
나. 판단
제주지방법원 2019. 8. 26. 선고 2018가단56062 판결은,
"원고(보이스피싱 피해자)가 피고(보이스피싱 피해자가 송금한 계좌의 명의자)에게 계좌이체로 송금한 돈은 모두 곧바로 비트코인 구매에 사용되었고 구매한 비트코인은 성명불상자가 지정한 계좌로 이체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갑 제3호증의 1, 제6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의 기업은행 계좌는 2018. 4. 25. 00:16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지급정지되었고, 그 후 그 계좌에 남아 있던 돈은 2018. 7. 18. 위 특별법에 따라 채권소멸절차를 거쳐 원고와 다른 피해자에게 전부 환급처리된 사실이 인정되는바, 그렇다면 원고의 계좌이체 경위와 피고가 이체된 돈으로 가상화폐를 구매하여 그 가상화폐를 성명불상자에게 이체한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원고로부터 이체받은 돈의 실질적이득자가 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그 이득이 피고에게 귀속되었다고 볼 사정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 채무를 부담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주위적 청구에 관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보이스피싱 피해자를 대리하여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한 결과 그 일부를 인용받은 사례>

1. 사건개요
원고는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에게 속아 피고들의 계좌에 금원을 이체한 자이고, 피고들은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에게 피고들 명의의 통장, 체크카드, 비밀번호 등을 건네 준 자들입니다.
2. 법무법인 품의 조력
보이스피싱 피해자인 원고를 대리한 김지형 변호사는, 주위적으로 아래와 같은 점들에 비추어볼 때 피고들은 보이스피싱 범행을 용이하도록 과실에 의한 방조행위를 하였거나 보이스피싱 범행에 적극 가담한 것이므로, 피고들은 원고가 계좌이체한 금원을 손해배상금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상세히 주장 및 입증하였습니다.
(1) 대법원 2015. 1. 15. 선고 2012다84707 판결은, "민법 제760조 제3항은 불법행위의 방조자를 공동불법행위자로 보아 방조자에게 공동불법행위의 책임을 부담시키고 있다. 방조는 불법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직접, 간접의 모든 행위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손해의 전보를 목적으로 하여 과실을 원칙적으로 고의와 동일시하는 민사법의 영역에서는 과실에 의한 방조도 가능하며, 이 경우의 과실의 내용은 불법행위에 도움을 주지 말아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하여 그 의무를 위반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타인의 불법행위에 대하여 과실에 의한 방조로서 공동불법행위의 책임을 지우기 위해서는 방조행위와 불법행위에 의한 피해자의 손해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하며, 상당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과실에 의한 행위로 인하여 해당 불법행위를 용이하게 한다는 사정에 관한 예견 가능성과 아울러 과실에 의한 행위가 피해 발생에 끼친 영향, 피해자의 신뢰 형성에 기여한 정도, 피해자 스스로 쉽게 피해를 방지할 수 있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책임이 지나치게 확대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3. 27. 선고 2013다91597 판결 등 참조).
한편,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1호는 현금카드 등의 전자식 카드나 비밀번호 등과 같은 전자금융거래에서 접근매체를 양도하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그 위반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는바, 이는 예금주의 명의와 다른 사람이 전자금융거래를 함으로 인하여 투명하지 못한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전자금융거래의 안정성과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전자금융거래를 이용하는 목적이나 이를 매개로 이루어지는 개별적인 거래의 내용이 다양하므로, 접근매체의 양도 자체로 인하여 피해자가 잘못된 신뢰를 형성하여 해당 금융거래에 관한 원인계약을 체결하기에 이르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접근매체를 통하여 전자금융거래가 이루어진 경우에 그 전자금융거래에 의한 법률효과를 접근매체의 명의자에게 부담시키는 것을 넘어 그 전자금융거래를 매개로 이루어진 개별적인 거래가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접근매체를 양도한 명의자에게 과실에 의한 방조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지우기 위해서는, 접근매체 양도 당시의 구체적인 사정에 기초하여 접근매체를 통하여 이루어지는 개별적인 거래가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점과 그 불법행위에 접근매체를 이용하게 함으로써 그 불법행위를 용이하게 한다는 점을 명의자가 예견할 수 있어 접근매체의 양도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7. 7. 13. 선고 2005다21821 판결 참조). 그리고 이와 같은 예견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는 접근매체를 양도하게 된 목적 및 경위, 그 양도 목적의 실현 가능성, 양도의 대가나 이익의 존부, 양수인의 신원, 접근매체를 이용한 불법행위의 내용 및 그 불법행위에 대한 접근매체의 기여도, 접근매체 이용 상황에 대한 양도인의 확인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라고 판시하고 있는 점
(2) 피고들은 피고들 명의 계좌를 개설할 당시 "통장 및 현금카드를 타인에게 양도하는 경우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할 수 있고 전자금융거래법에 의하여 처벌받을 수 있다"는 설명을 듣고 자필서명한 점
(3) 피고들이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원들과 통화할 당시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이 소개하는 회사가 알바몬이나 알바천국에 문제가 있다고 신고된 회사임을 인식한 점
(4) 알바몬 사이트 공지사항에 고액알바를 빙자한 보이스피싱 가담자 모집과 체크카드나 비밀번호를 요구하는 취업사기에 대한 경고문구가 게시되어 있던 점
나아가, 예비적으로 아래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볼 때, 원고가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 아무런 법률관계가 없음에도 피고들 명의의 계좌로 직접 금원을 송금한 이상 계좌 명의인인 피고들은 이체금액 상당의 예금채권을 부당이득한 것이므로 피고들은 원고에게 그 중 실질적으로 취득한 이득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상세히 주장 및 입증하였습니다.
대법원 2007. 11. 29. 선고 2007다51239 판결
계좌이체는 은행 간 및 은행점포 간의 송금절차를 통하여 저렴한 비용으로 안전하고 신속하게 자금을 이동시키는 수단이고, 다수인 사이에 다액의 자금이동을 원활하게 처리하기 위하여, 그 중개 역할을 하는 은행이 각 자금이동의 원인인 법률관계의 존부, 내용 등에 관여함이 없이 이를 수행하는 체제로 되어 있다.
따라서 현금으로 계좌송금 또는 계좌이체가 된 경우에는 예금원장에 입금의 기록이 된 때에 예금이 된다고 예금거래기본약관에 정하여져 있을 뿐이고, 수취인과 은행 사이의 예금계약의 성립 여부를 송금의뢰인과 수취인 사이에 계좌이체의 원인인 법률관계가 존재하는지 여부에 의하여 좌우되도록 한다고 별도로 약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경우에는, 송금의뢰인이 수취인의 예금구좌에 계좌이체를 한 때에는, 송금의뢰인과 수취인 사이에 계좌이체의 원인인 법률관계가 존재하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수취인과 수취은행 사이에는 계좌이체금액 상당의 예금계약이 성립하고, 수취인이 수취은행에 대하여 위 금액 상당의 예금채권을 취득한다.
이때, 송금의뢰인과 수취인 사이에 계좌이체의 원인이 되는 법률관계가 존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계좌이체에 의하여 수취인이 계좌이체금액 상당의 예금채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송금의뢰인은 수취인에 대하여 위 금액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가지게 되지만, 수취은행은 이익을 얻은 것이 없으므로 수취은행에 대하여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취득하지 아니한다.
3. 처리결과
법원은 이와 같은 주장을 받아들여, "피고는 원고에게 부당이득 반환으로 5,838,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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