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판사출신대표변호사][채무부존재확인의 소] 보험금 분쟁과 관련하여 보험사가 고객 측을 상대로 “선제적으로” 채무부존재확인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지 여부
2021년 12월 28일
구체적 사례
갑(이하 "망인")은 2016. 9. 7. 보험회사인 원고와 사이에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위 보험계약은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 상해사고로 사망한 경우 2억 1백만원을 지급하는 것을 그 보장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망인은 2016. 10. 19.경 자신이 운영하는 공장의 외벽에 설치된 화물리프트에서 물건을 내리려고 하는 순간 리프트가 추락 사고를 당해 병원에 후송되어 치료를 받던 중 2016. 10. 27. 사망하였습니다(이하 "이 사건 사고").
피고는 망인의 누나로서 망인의 법정상속인인데, 2016. 12. 6. 다른 공동상속인들의 위임을 받아 원고에게 보험금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원고는 2017. 2. 8. "망인이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업종을 사무로 고지하였으나 실제로는 제조업인 플라스틱도장업을 수행한 것으로 확인되어 고지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면서 피고에게 이 사건 보험계약의 해지를 통고하였고,
선제적으로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에 기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보험금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하다"는 청구취지의 채무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1. 쟁점
대법원에서는 보험금 관련 다툼이 벌어진 경우 보험회사가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 보험수익자 등을 상대로 먼저 소소극적 확인의 소(채무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할 확인의 이익이 인정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고 대법원은 이 문제를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심리하였습니다.
2. 확인의 소
가. 의의
확인의 소란 "당사자 간의 법률적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실체법상의 권리 또는 법률관계의 존부의 확정을 목적으로 하는 소"를 의미합니다.
나. 확인의 소에서 확인의 이익
(1) 논리적으로 확인의 대상은 제한이 없으므로, 확인의 소에 있어서 남소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정당한 이익이 있는 경우에만 소의 이익이 인정된다고 하여야 합니다. 따라서 확인의 소에 있어서는 소의 이익의 관념이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2) 확인의 이익은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 위험이 있고 그 불안, 위험을 제거함에는 피고를 상대로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일 때에만 인정됩니다(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8다281159 판결)
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8다281159 판결
확인의 소에는 권리보호요건으로서 확인의 이익이 있어야 하고, 확인의 이익은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을 제거하는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일 때에 인정된다.
민사소송법
제250조 (증서의 진정여부를 확인하는 소)확인의 소는 법률관계를 증명하는 서면이 진정한지 아닌지를 확정하기 위하여서도 제기할 수 있다.
3. 대법원의 입장
가. 다수의견
확인의 소에서는 권리보호요건으로서 확인의 이익이 있어야 하고 확인의 이익은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ㆍ위험이 있고 그 불안ㆍ위험을 제거하는 데 피고를 상대로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일 때에만 인정된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관계를 다툼으로써 원고의 법률상 지위에 불안ㆍ위험을 초래할 염려가 있다면 확인의 이익이 있다.
그러므로 보험계약의 당사자 사이에 계약상 채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다툼이 있는 경우 그로 인한 법적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보험회사는 "먼저" 보험수익자를 상대로 소극적 확인의 소를 제기할 확인의 이익이 있다고 할 것이다.
나. 반대의견
소극적 확인의 소에서 확인의 이익이 인정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확인의 이익의 공적인 기능이나 소극적 확인의 소가 채권자에게 미치는 영향 등도 고려해야 하므로, 모든 계약 관계에서 계약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항상 채무자가 소극적 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는 확인의 이익이 인정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보험의 공공성, 보험업에 대한 특별한 규제, 보험계약의 내용 및 그에 따른 당사자의 지위 등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 보험수익자 등(이하 ‘보험계약자 등’이라 한다)이 단순히 보험회사를 상대로 보험사고 여부나 보험금의 범위에 관하여 다툰다는 사정만으로는 보험회사의 법적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ㆍ위험이 있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보험회사가 이와 같은 사유만으로 보험계약자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소극적 확인의 소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국가적ㆍ공익적 측면에서 형평에 반하는 소송제도의 이용에 해당하여 확인의 이익이 결여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결국 보험계약자 등이 보험금 지급책임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다툰다는 사정만으로는 확인의 이익이 인정될 수 없고, 그 외에 추가로 보험금 지급책임의 존부나 범위를 즉시 확정할 이익이 있다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비로소 확인의 이익이 인정되어 소극적 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
이때 ‘특별한 사정’은 예를 들어 보험계약자 등이 보험계약이나 관계 법령에서 정한 범위를 벗어나 사회적으로 상당성이 없는 방법으로 보험금 지급을 요구함으로써 보험계약에서 예정하지 않았던 불안이나 위험이 보험회사에 발생하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에 인정될 수 있다.
또한 보험계약의 체결이나 보험금 청구가 보험사기에 해당하여 보험회사가 범죄나 불법행위의 피해자가 되거나 될 우려가 있다고 볼만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도 보험계약에서 예정하지 않았던 불안이나 위험이 보험회사에 발생한 경우에 해당하여 ‘특별한 사정’이 인정될 수 있다.
4. 대법원 판단의 의의
보험사는 보험계약자 등과의 사이에서 보험금 지급책임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다툼이 있으면 먼저 (선제적으로) 보험계약자 등을 상대로 채무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하는 경우가 많았고 그 동안 재판실무는 이와 같은 소송을 적법한 것으로 보아 본안판단을 해왔는데 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다수의견)은 이같은 종래의 재판실무가 적법하다는 것을 재확인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다만, 반대의견 또한 "보험사가 선제적으로 채무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하기 위해서는 보험사기에 해당하여 보험계약에서 예정하지 않았던 불안이나 위험이 보험회사에 발생한 경우 등 특별한 사정이 존재하는 경우에만 비로소 확인의 이익이 인정되어 소극적 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판시한바, "보험사가 소비자의 돈을 가지고 고객들을 상대로 소송을 남발하는 현상에 경종을 울린 것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습니다.
5. 법무법인 품의 관련 승소사례
법무법인 품의 홍중표 대표변호사는, 보험사가 고객을 상대로 선제적으로 보험금지급 채무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한 사건에서 고객(피고)을 대리하여 반소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였고 전액 인용판결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가. 사건개요
원고는 소외 ***와 사이에 승용차 1(이하 "원고 차량")에 관하여 자동차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자이고, 피고는 승용차 2(이하 "피고 차량")의 소유자입니다.
소외 ***는 20**. *. **.경 원고 차량을 운전하여 가던 중 운전자로서 주의의무를 게을리한 과실로 피고 차량 우측 앞범퍼 부분을 들이받아 수리비 약 1,000만원이 들도록 범퍼 등을 손괴하였습니다(이하 "이 사건 사고").
원고의 직원 1(이하 "원고 직원")은 20**. *. **.경 **보험사 직원 ***(이하 "**직원")과 만나 이 사건 사고의 과실비율에 관하여 원고 차량 운전자 과실 및 피고 차량 운전자 과실을 70:30으로 정하기로 합의하였습니다.
한편 피고는 이 사건 사고 이후 다른 자동차를 대차하지 아니하였고, 원고의 보험약관에는 대물배상 중 대차료에 관하여 "비사업용 자동차가 파손되어 다른 자동차를 대신 사용할 필요가 있는 경우로서 대차를 하지 않을 때에는 해당 차종의 자동차 대여시 소요되는 통상요금의 30% 상당액을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원고는 본소로서 피고가 이 사건 사고 이후 다른 자동차를 대차하지 아니하였고 예상수리기간이 5일, 1일 대차료가 50만원이라고 주장하면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대차료지급채무는 525,000원(= 1일 대차료 50만원 x 미대차시 적용요율 0.3 x 원고의 책임비율 0.7 x 예상수리기간 5일)을 초과하여서는 존재하지 아니한다는 확인을 구하며 이 사건 본소를 제기하기에 이르렀습니다(즉 보험회사인 원고는 선제적으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나. 법무법인 품의 조력
피고로부터 이 사건을 의뢰받은 홍중표 변호사는,
반소를 제기하며 아래와 같은 점들에 비추어보면 미지급 대차료는 (원고 주장처럼 525,000원이 아닌) 958,000원이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미지급 대차료 958,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점을 상세히 주장 및 입증하였습니다.
(1) 이 사건 사고 과실비율 합의 당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예상 수리기간을 5일이 아닌 20일로 정하기로 합의하였고, 1일 대차료는 72만원인데 원고로부터 2차례에 걸쳐 대차료 명목으로 2,066,000원을 지급받았으므로 미지급 대차료는 원고 주장처럼 525,000원이 아닌 958,000원인 점
(2) 피고 차량 구입 당시 가격은 약 1억 9천만원이고 동종 차량의 7일 이상의 대차료는 1일 72만원인 점
(3) **직원은 증언을 통해, "원고 직원은 20**. *. **.경 **직원과 ** 자동차 서비스센터 사무실에서 이 사건 사고의 과실비율을 합의하였는데 당시 원고 측은 원고 차량 운전자 과실비율을 70%로 주장하였고 **직원측은 원고 차량 운전자의 과실비율을 80%로 주장하였는데, 양측은 원고 차량 운전자의 과실 및 피고 차량 운전자의 과실을 70:30으로 합의하면서 피고 차량의 예상수리기간을 20일로 인정하기로 합의하였다"고 증언한 점
다. 처리결과
법원은 위와 같은 주장을 모두 받아들였고, 따라서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하지 아니한 대차료는 총 대차료에서 기지급 대차료 2,066,000원을 공제한 958,000원이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미지급 대차료 958,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법무법인 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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